길에서 만나다/japan
간사이_토롯코 기차..4
9할은 바람
2010. 6. 16. 12:29
아~ 투명한 천정유리..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창이 넓은 윈도우~
토롯코 시가驛에서.. 카메오카驛까지의 25분은... 교토의 산과 강과 동굴과 사슴과 바람과...
우리의 비명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소리높여 비명을 지르는 오기를 보니.. 녀석.. 답답한걸 안고 내내 살았나 보구나 싶은게
괜히 안쓰러웠다
중간쯤 갔을까... 기차의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며 맞는 조그만 간이역.
이쁜 인형과.. 아름다운 오르골 연주가.. 산아래의 모든것들을 울리고 있었다..
일본여행 내내 볼수 있었던 저 너구리 같이 생긴 녀석들의 이름은.. 당췌 알아낼수가 없었다.
이걸어찌 사진 한장으로.. 글 몇줄로 표현 할 수 있으리... ㅠㅡㅜ 감동~
그냥... 저녁이 다 된 시간에.. 참 이쁘게도 울리는 교회 종소리 같았다...
토롯코 카메오카驛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돌아오는 기차에 탑승.
이번엔 창이 없고.. 바닥이 훤히 보이고.. 지붕이 통유리인 5호차에 탑승~
아싸~ 원래 5호차는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을 해야만 탈 수 있는 칸이거늘...
앞서 갔던 외국인들이 돌아오는 기차를 버리고 근처의 값싼 JR역으로 옮기는 바람에..
손도 안대고 코풀었다 ㅡㅡ?
여튼.. 돌아오는 내내
머리칼에 그들의 바람을 나부끼며.. 진정코 부지런히 떠나는자의 행복을 만끽
다시 토롯코 사가驛 도착.
5시. 어둑어둑한 저녁.. 예상했던대로 상점들은 대게 문을 닫았고.. JR사가驛 앞 공중전화로
엄마에게 또 아빠에게 무사히 도착했다는 안부를 남긴다.
그들도 안심이었겠지만.. 나도 왜인지 그제서야 마음이 편안해져 옴을 느꼈다^^
어둑어둑한 주택가 골목을 지나.. 문이 닫힌 한적한 상점가 끝에서.. 왠일인지 불을 밝힌 한 가게에서 326엔짜리 녹차 아이스크림을 먹다.
아뿔사.. 난 지금 감기중.. 맛도 느낄 수 없었을 뿐더러.. 이건 감기녀석에게 과자하나를 쥐어준 꼴이 되고 만것이다..
그래도 아까우니 바닥까지 긁어먹고;;
도게쯔교를 건너오는데... 아~ 스바라시이~ 또 그림하나 나온다
물에 비친.. 일본스러운 건물들... 저멀리 불을 밝히며 다가오는 돛단배..
또 셔터를 날리는데... 헉쓰~ 감도가 32에 맞춰져 있는게 아닌가... ㅠㅡㅜ
한롤 버린게다.. 토롯코 기차에서의 멋진 풍경들.. 그모든건 이제 내 기억속에서만 존재하겠군.
간간히 지나치는 이쁜 차들의 헤드라이트 불빛에 의존해, 어둑한 도로를 따라.. 아라시야마驛으로 돌아오다.
04.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