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일기장

여자가 된다는건

9할은 바람 2010. 6. 14. 17:15
여자가 된다는건...
여자로 살아가야 한다는건...
꽤나 높은 지능과  건강한 체력...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내줄수 없을 만큼의 자존심과 허영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한달에 한번 문득 내가 여자란 생각을 하게 된다
아니... 어쩔수 없이 여자였단 생각을 하게된다
짜증... 나태... 불안... 초조... 포기... 불안... 허무함...
어찌 이것을... 이 기분을... 상대방에게, 이성에게 이해 해 달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냥 혼자 안으로 삭일 수 밖에... 별 도리가 없다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체외수정을 해서 인공캡슐 안에 착란 시키는 엉뚱한 상상
그 인공캡슐이란게 투명해서 안에서는 밖이... 밖에서는 안이 다 보일수 있어서...
아빠와 엄마는 밖에서 태아의 성장과정과 애정어린 시선을 보내줄수 있고
아기는 태아 상태때 부터 아빠와 엄마의 얼굴을 익히고 따뜻한 시선을 받을수 있는...
밤에는 침대의 머리맡에 그 캡슐을 올려놓았다가... 낮에는 햇살이 잘 드는 베란다로 옮겨 놓기도 하고...
급한 일이 생기면 캡슐을 가방에 넣고 볼일을 보러 함께 나갈수 있는...
아~ 생각만해도 재밌는 상상이다
히히... 어떨땐 지방에 있는 할머님께 캡슐을 택배로 보내어 할머니와 태아가 조우 할수 있는... 이건 넘 심한가...

여하튼 상상의 나래를 한바탕 펼치고 나니... 기분이 한결 낫다
지금은... 그냥 한숨 푹 늘어지게 자고 싶다는 생각뿐...


2001/10/25